할머니가 된 엄마의 휴가..
My son 2011/03/17 14:37지금 신이는?
아내는 출근했고, 내가 보고있다. 용감하게 육아휴직을 했을까 싶겠냐마는 아니다. 그냥 오늘 하루 휴가를 내고 아가와 함께 있고, 내일은 아내 미혜가 휴가를 내고 아가와 함께 있기로 했다. 우리가 격일제로 출근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 신이는 할머니와 함께 지내고 오늘, 내일이 할머니가 할머니 어머니, 나의 외할머니를 만나뵈러 가신 날이다. 그래서 따지고 보면 우리의 휴가가 아니라 할머니의 휴가다.
원래 계획은 이랬다.
아내가 출산휴가를 마치고 엄마가 오셔서 2달을 아가와 보내고, 엄마는 그냥 가끔 와서 보시는 걸로 했고, 아가는 우리가 직장에 있을 동안 다른집에 맡기기로 했었다. 사람을 구했고, 이사를 계획했었다. 그러다 애초에 계획했던 2달을 채워가는 2월말에 그냥 엄마더러 아가를 봐달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산다. 엄마, 나, 아내, 아가..
이쯤에서 우리가 사는 곳, 엄마와 내가 살아왔던 곳에 대한 설명을 해야할 것같다.
나는 광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이곳 천안에 왔다. 엄마는 고흥에서 태어나셔서 결혼후 줄곧 광주에 사셨다. 그래서 우리친척은 광주, 전남에, 그리고 서울에 있을 뿐이고 천안에는 아무도 없다. 엄마가 천안에 처음 오신것은 결혼전 내 자취방을 살피러 오셨을때였다.
그런 엄마가 우리집에서 아가를 키워주시고 계신다.
아가, 우리 신이는 참 예쁘고 착하다. 잘자고, 잘먹고, 잘 울지 않고, 잘 웃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귀찮다. 늘 함께 있어야 하고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하며, 신이와 함께하면서 다른 무언가를 하기란 쉽지않다. 심지어 식사를 제때 챙기는 것조차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 사랑스러운것과 너무 사랑스러운 것과, 귀찮음 무지 귀찮음 별개다.
그럼에도 귀찮아 하지 않고 늘 신이를 예뻐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엄마가 감사하고 엄마가 신이를 보살펴주시는 것을 보면서 우리 형제를 어떻게 키우셨을지를 알게 되고,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탓에 혼자 도맡아 하신 고생들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