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와 도화서.
여기까진 지금 방송하고 있는 '이산'이 연상된다. 그 생각에 책을 들었다가 이내 아님을 알았지만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소설은 동시대에 살았던 두 명의 천재화가 김홍도와 신윤복과 정조 그리고 그들의 그림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이라는 것이 본디 작가의 상상에 의해 내용이 가미되고 재구성된다는 것을 알지만 가끔 이런 역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설을 읽다보면 사실일 수 도 있다는 생각들에 혼동과 의심이 들곤한다. 바람의 화원을 읽어 내려가면서 정말 김홍도와 신윤복이 그랬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짜임있는 구성과 앞뒤가 맞는 논리적인 전개가 있었기 때문이겠다.
김홍도와 신윤복, 두사람의 그림에 비슷한 주제를 가진 다른 그림들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바람의 화원은 정조의 아버지였던 사도세자와 그의 어진화사를 그린 강세황의 죽음 그리고 일찌기 종적을 감춰버린 신윤복의 숨겨진 비밀들을 조금씩 벗겨내면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이처럼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추리소설의 긴장감이있고 후반부에 나오는 극적인 반전이 신선하고 다소 충격적이다.
하지만 이런 추리와 반전보다 더 흥미를 끄는 것은 화사대결을 통해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을 그사람들의 눈에서 그 시대 사람들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고 그것은 그림을 통해 그 시대와 사람들을 읽어내는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끝으로 신선하고 다소 충격적이라고 했던 극적인 반전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건 차마 이 책을 추천하면서 이 책이 주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기 원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닌듯 해서 입과 손가락이 근질거임에도 불구하고 꾸욱 참기로한다.
